2008-03-23

저소음 PC 만들기│2. 케이스 방진·방음·흡음 작업


  저소음 PC를 만들기 위해 부품 교체를 통한 소음을 감소시키는 글에 이어 작성하는 글입니다.


  저번에 작성한 내용과 같이 컴퓨터에서 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그 소음의 주원인이 되는 부품들을 하나씩 교체하여 나아가던 저의 계획은, 하드디스크를 만나면서 급격하게 틀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비록 하드 자체의 소음은 예전의 하드에 비해서는 없다고 해도 될 정도이고, 실제로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소리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하드의 진동에 영향을 받아 공진하는 케이스에서 발생되는 공진음은 정말로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케이스 전체가 붕붕 떨려대면서 옆판 전체가 하나의 양철북처럼 울려댔으니 말이죠. -_-;;

  게다가 진동을 잡아보겠다고 새로 구입했던 1T의 두께와 그에 걸맞은 무게를 보여주었던 랜드로바 케이스는 처음 7200 rpm의 하드 진동은 어느 정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15000 rpm의 SCSI하드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더욱 거대한 양철북으로 변신하여 버려서 거금을 투입한 저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보다 두껍고 커진 케이스의 영향으로 풍성한 저음부의 소리를 추가로 지니게 된 공진음이 방안 전체에 울려 퍼질 때의 감동은 정말로 절망스러웠습니다.


공진 원리
  이와 같은 결과, 일반 케이스로는 컴퓨터의 진동과 소음을 잡아내기 힘들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은 이 결론으로 끝……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습니까. 허무개그도 아닌데 말이죠. -_-^
  마침 당시 무지막지하게 한가했던 저는 케이스의 진동과 소음 차단을 위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가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파코즈와 몇몇 자동차용품점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살펴본 후, 결국 케이스 튜닝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물론 이 튜닝은 네온등과 LED, 아크릴 판 등으로 이루어지는 흔히 말하는 컴퓨터 튜닝과는 좀 다른 성격의 튜닝이 되어버렸습니다. 자동차의 방음 방법을 이용한 튜닝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어떤 튜닝 또는 DIY가 다 그렇겠지만, 이때만 해도 이 방음 작업이 간단한 작업일 줄 알고 시도를 해 볼 생각을 했더랍니다…….

케이스 옆면
  먼저 언더코팅제를 케이스 옆 패널과 내부에 뿌려주는 것으로 케이스 튜닝을 시작하였습니다.

언더코팅제
  차량용 언더코팅제입니다. 자동차에 하는 언더코팅은 하부 부속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 가장 주된 목적이지만, 외부의 진동과 소음을 상쇄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언더코팅제는 고무와 유사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컴퓨터 케이스의 방진과 방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코팅제 도포
  언더코팅의 장점이라면 차음에 도움이 된다는 것 외에도 케이스 자체의 무게 증가 -_-;; 로 방진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네요. 물론 차량에 작업되는 경우와 비교하면, 코팅 상태도 불안하고 코팅 위치도 무언가 좀 이상하지만, 신경 쓰지 말기로 합시다.

방진패드 하단 부착
  그 이후에는 방진패드를 케이스 내부에 골고루 붙여주는 작업을 실시하였습니다.

방진패드 상단 부착
  당시 방진패드를 싸게 팔고 있어서 생각보다 많이 구입했었기 때문에, 다 쓰고도 패드가 한참 남아서 어디다가 써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었습니다. 사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언더코팅이 마른 후의 옆판에도 방진패드를 고루 부착하였습니다. 그 후, 위의 메인보드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각종 진동이 발생하는 부품과 케이스 사이에 방진용 고무를 부착하였습니다. 

방진 고무 부착
  메인보드, 파워, 쿨링팬과 케이스 사이에는 모두 이와 같은 고무를 부착하였습니다.

흡음재 부착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처리가 완료된 케이스에 흡음재를 부착하여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 작업이 제일 고역이었던 것이, 기존 작업과는 다르게 흡음재는 그 부피가 상당히 커서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많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윗 사진의 작업처럼 최대한 케이스에 맞는 형태로 흡음재를 재단한 뒤, 해당 작업을 수행하였습니다.

작업 완료 전면사진
  이러한 작업을 마친 후 컴퓨터를 다시 켜보니, 더 이상 스카시 하드의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원래 케이스 전체가 벌벌 떨리면서 공진음을 내주었는데, 그런 현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더군요 ^_^ 그런데 생각보다 흡음 정도는 좀 약했습니다. 아무래도 케이스의 경우 완전 밀폐가 불가능하고, 흡음재의 영향을 보다 적게 받는 외부와 맞닿은 부분에 쿨링팬이 있기 때문인 듯했습니다.

작업 완료 측면사진
  결과적으로 케이스 내부에서 발생한 소음의 흡수 정도에서는 약간 기대 이하의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전반적으로 체감되는 소음의 정도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 작업을 마친 후, 한동안 이 케이스로 컴퓨터 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다른 케이스로 교체하였습니다. 오래되어 질리고 낡고 등의 문제 이전에, 너무 무거워서 자취방으로 가지고 다니거나 이사하거나 할 때 대단한 애로사항이 생기더라고요 -_-;; 물론 지금 케이스도 더 큰 빅타워 형태라 무게는 만만치 않지만요.

  뭐 당시에는 조그마한 소음이라도 잡고 싶어서 집착하던 때이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 보아도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힘과 시간, 돈이 더 많이 들어서 문제였죠. 간단하게 결론을 내 보자면, 방음효과는 있지만, 굳이 저런 노력까지 들일 필요성이 있나에 대해서는 아주 약간(?)의 의문이 든다 정도가 되겠네요.

<저소음 PC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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