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라이젠 5700X3D 컴퓨터 업그레이드(무뽑 해결 후기)
그런데 2024년 중반부터 라이젠 7 5700X3D의 가격이 10만원 중후반으로 떨어지면서 AM4 규격의 컴퓨터에서 가성비 선택지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5600G CPU는 10만원 초반에 구매가 가능하며, 그래픽카드 없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5700X3D는 8코어, 그래픽카드 규격 PCIe 4.0으로 5600G의 6코어, PCIe 3.0에 비해 CPU 자체의 성능 및 그래픽카드의 대역폭이 좋아 보다 고성능의 프로그램(게임 등)을 돌리기에 유리합니다.
가지고 있는 AMD의 CPU들과의 크기 비교를 위한 사진입니다. 5600G와 5700X3D는 같은 AM4 소켓 규격이니 당연히 크기가 똑같고, Phenom X4 9550는 AM2+ 규격이지만 크기는 동일합니다.
이제 5600G CPU를 분리할 차례입니다. CPU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CPU 쿨러를 먼저 제거해야 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이 CPU와 CPU 쿨러 사이에 도포한 서멀 구리스의 강한 접착력으로 쿨러를 제거할 때 CPU까지 같이 딸려 나오는 현상, 일명 무뽑기(무뽑)를 방지해야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쿨러 제거 전 CPU에 높은 로드를 걸어 열을 발생시켜 주어야 합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서멀 구리스의 접착력이 약해지거든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CPU가 딸려 나와 버렸습니다. 잘 뽑히지 않아서 CPU도 충분히 달구고, 드라이어로 쿨러도 달군 뒤에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네요. 무뽑 현상이 일어나면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메인보드의 CPU 소켓이 파손되는 문제입니다. 플라스틱 가이드가 일부 부러지는 정도면 어찌어찌 새로운 CPU를 설치할 수 있지만, 소켓이 통째로 뽑혀 나오는 현상과 같이 파손의 정도가 심하면 메인보드가 망가지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행히 플라스틱 가이드만 살짝 부서지고, 메인보드 자체는 멀쩡했습니다.
두 번째로 무뽑을 당한 CPU의 핀이 휘어지거나 끊어지는 문제입니다. CPU 핀과 소켓 사이에 접착력이 있는 물질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핀에 문제가 생길 일이 없지만, 쿨러가 제거되지 않아 힘을 주어 비틀다 CPU가 뽑혀 나오는 경우 핀이 휘어지거나 끊어지게 됩니다. 휜 정도가 크지 않다면 다시 살살 펴주면(?) 되지만, 정도가 심하거나 핀이 아예 끊어지면 AS를 보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CPU에도 큰 피해가 없었습니다. 쿨러를 뽑을 때 돌리면서 당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뽑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CPU 조립 시 점도가 낮은 서멀 구리스를 도포하거나, 뽑기 전 쿨러와 CPU를 가열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뽑을 때 쿨러를 좌우로 돌리면서 당기지 말고 수직으로 힘을 주어 분리하여야 합니다. 다행히 현재 판매 중인 인텔의 CPU 및 AMD의 다음 소켓 규격인 AM5부터는 CPU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핀이 메인보드에 달려 있기 때문에 무뽑기가 발생해도 CPU는 멀쩡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보드 소켓이 통으로 뜯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은 여전하기 때문에 아주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무뽑 CPU와 쿨러를 분리하는 작업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붙어있는 쿨러야 금속 덩어리이고, CPU 역시 금속 히트 스프레드 부분이기 때문에 강도가 높습니다. 다만 칼이나 일자 드라이버 같은 단단하고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면 쿨러와 CPU에 상처가 날 수 있으므로, 틈 사이에 플라스틱 카드나 치실과 같은 물건을 사용하는 편을 추천합니다.
아까 대충 X자 모양으로 발라둔 서멀 구리스를 넓게 도포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플라스틱 카드 등을 이용하여 적당히 넓게 펴서 발라주기만 하면 됩니다. 꼼꼼하게 빈 곳이 없도록 바를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CPU 쿨러를 체결하면 위의 사진과 같이 서멀 구리스가 눌려 얇게 펴지기 때문입니다. CPU의 히트 스프레드 상단에 고르게 퍼질 수 있는 수준 정도까지만 도포하여 주면 됩니다.
5700X3D 역시 살펴보았습니다. 특이한 점은 5600G의 싱글 스레드 벤치값이 589.4로 5700X3D의 545.7에 비해 높게 나오는 점입니다. 이는 5600G의 코어 동작 속도(클럭)가 3.9GHz로 5700X3D의 3.0GHz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용 시에는 코어와 스레드의 차이, CPU의 캐시 메모리(L1~L3) 량의 차이 등으로 인해 5700X3D 쪽이 약 20% 정도 성능이 높습니다.
CPU-Z 홈페이지에서도 양 프로세서의 차이를 비교하여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계속 이야기했지만 5700X3D가 성능 측면에서는 확실히 뛰어납니다. 다만 5600G도 가격과 컴퓨터의 크기, 전력 소모량 측면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먼저 가격의 경우, 2024년 현재 5600G는 10만원 초반, 5700X3D는 10만원 중후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겨우 몇만원 차이로 볼 수도 있지만 둘 다 저렴한 가격이므로 비율로 비교하면 최소 50%~60%의 가격 차이가 납니다. 5600G에 비해 5700X3D 쪽이 가격은 1.5배 비싼데 성능은 1.2배 더 좋으므로 가성비 측면에서는 5600G가 더욱 뛰어납니다.
게다가 5600G는 그래픽카드가 필요 없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픽카드가 없어도 시스템 구동이 가능하다면 소모되는 전력양도 줄어들고, PC의 부피도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m-ATX나 ITX와 같은 작은 규격의 메인보드를 활용하여 저전력의 미니(소형) PC를 만들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예산 및 구성하고자 하는 시스템의 목적에 따라 5600G와 5700X3D 모두 가성비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저물어 가는 AM4 규격이므로 점점 사용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아직까지 성능 측면에서 둘 다 실사용에 충분한 수준을 보여주니 향후 2~3년 동안은 계속 언급되는 가성비 CPU로 분류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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