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5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 만기 결산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4년, 소득공제 장기펀드라는 금융상품이 출시되었었습니다. 해당 상품은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예금과 적금마저 저금리였기 때문에 서민 및 청년층이 목돈을 마련하기가 힘들고, 국내 자본시장이 침체되는 상황을 해결하여 보고자 야심 차게 출시되었습니다.


소득공제 장기펀드 출시 보도자료

  흔히 소장펀드라고 부르던 이 상품은 연간 총급여액이 5천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만 가입이 가능했으며, 연간 최대 6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했습니다. 이미 가입이 불가능(2015년 말까지 가입 가능)해진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구체적 기준까지 세세하게 다룰 필요는 없으므로, 보다 상세한 내용은 금융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입자는 납입액의 40%, 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환급액은 개인의 소득구간별 세율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괄적으로 얼마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천만원 이하 근로소득자(과세표준 1,200만원~4,600만원 구간 세율 16.5%)가 연 600만원을 납입할 경우 32만 4천원을 환급(당초 발표는 39만 6천원이었으나, 농특세 20% 부과액을 제외해야 하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받을 수 있다고 했었습니다.


소장펀드 통장사본

  딱히 큰 기대가 들지는 않았지만, 가입 후 별생각 없이 10년을 유지해 온 결과 드디어 만기일이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금액을 넣으면 최소 가입기간인 5년을 유지하기 힘들 것 같기도 했고, 기왕 10년까지 우대받을 수 있으니 최대한 기간을 채워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소장펀드 뒤로는 소득공제 금융상품이 딱히 없어서 새로운 상품 가입이 어려운 점도 있었고요.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투자결과

  그리고 그 결과입니다. 참…… 네…… 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소득공제로 얼마나 이득을 보았냐 와는 별개로, 이 펀드에는 복리의 마법이 걸리지 않더라고요……. 운용제한 조건에 국내 주식 40% 이상 투자가 있었는데, 이게 아주 제대로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0년간 국내 주식시장은 흔히 '박스피'로 불릴 정도로 일정 구간 내에서 큰 변동 없이 왔다 갔다만 하고 있었으니까요. 


120개월간 코스피 차트

  게다가 펀드 실적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박스피 현상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10년간 코스피 주가가 1985.61(2014.3월 말)에서 2,737.57(2024.3.25 현재)로 약 37.9% 상승하였는데, 제가 가지고 있던 소장펀드는 1/10도 안 되는 2.49%만 올랐으니까요. 물론 적립식이고 중간에 높은 산봉우리들이 있었으니 어느 정도 이해를 해 볼 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이건 조금 너무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결과입니다. 물론 제가 투자한 펀드가 장기 투자를 전제로 중소형 가치주에 상당한 비중을 투자하는 상품이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이기는 합니다. 나름 모험을 했는데, 그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이죠.

  그냥 10년간 소득공제를 다소나마 받았다는 점과, 그래도 아직까지는 원금 손실이 나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환매까지 남은 일주일을 보내야겠네요. 다소 아쉬운 결과이기는 하지만, 원래 투자라는 것이 다 그런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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